괭이질 같은 건 포욱에게 있어 처음 겪는 일이었다. 매일 아침 괭이질을 해야 했다. 한번은 도망칠 생각도 해봤지만 생각만으로 왕진에게서 비겁한 짓이란 말을 들었다. 비겁하다는 말의 뜻을 제대로 알 수는 없었지만 왕진이 그걸 극단적으로 싫어한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식사는 소..
경조부 근처까지 오면 숲이라 부를 만한 것은 점점 적어진다. 붉은빛을 띈 흙이 드러난 곳이 많고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일었다. 절을 나와 그러한 땅 위를 조금 걷자 경조부의 성안으로 들어섰다. 오용이 알려준 여관은 금방 찾았다. 조개는 벌써 술자리를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걷기 시작하자 곧 숲이 사라지고 시야가 훤히 트인 곳으로 나왔다. 시냇물이 흐르고 있고 그 건너 평평한 곳에 집이 한 채 있었다. 노지심은 숲을 나오자 발걸음을 멈추었다. 뱃속 깊숙한 곳까지 기운이 느껴졌다. 왕진이 봉을 휘두르고 있다. 그 기운이 숲까지 압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