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약간은 뻗친 구석이 있는 녹빛 눈에 들어오는 머리빛깔. 술에 취하기는 커녕 술잔도 뵈지 않는 자리였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예섬에게로 쏠려있는 상황에서, 연락을 받고 달려온 미로쿠는 그 시선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재떨이 한 가득 쌓이다 못해 넘친 담배 꽁초들과 널린 빈..
1 [——, 뭘 하고 있어?] 아. 또 그 여자다. 미로쿠는 뒷통수를 때리는 햇살로 그늘져버린 여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금 생각했다. 선명하지 않다. 분명 보고 있는데도, 상이 맺히지 않는 얼굴. 하지만 너무도 익숙한 온기에 손을 뻗어 여인의 머리카락을 쥐었다. 녹빛, 가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