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아시아 전역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20㎞ 떨어진 공단지역에선 무장한 군대가 2주째 파업 중인 의류노동자들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전체 60만여명에 달하는 캄보디아 의류노동자 중 30만명이 이 파업에 참가해 도저히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
10월의 마지막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즈음. 천안의 한 시골마을 길가에 낡고 찌그러진 흰색 카니발 차가 검게 그을린 채 발견되었다. 이 마을의 한 할머니가 차 안을 들여다보고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서른셋의 젊은 노동자가 차 안에서 연탄불을 피운 채 잠든..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돼!” 삼성그룹의 고 이병철 회장이 남긴 이 말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을 만큼 삼성 자본의 ‘무노조 경영’을 상징하는 지표이다. 삼성 자본은 지금까지도 헌법에 위배되는 이 말을 지키기 위해 갖은 수를 쓰고 있고, 대다수 국..
“나는 삼성이랑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에요.” 어제 아침 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나는 삼성전자서비스 ○○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었고, 그는 하루 15시간 노동의 고된 발걸음에 나서던 중이었다. 무더운 여름 하루도 쉬지 않고 삼성전자서비스 로고가..
대선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우리는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스펙터클한 몇몇 사건들을 마주해야 했다. 이정희의 날선 공격들이 맹위를 떨친 대선 TV토론회,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과 602호 대치 사건, 그리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까지.그러나 TV토론회가 판세를 뒤바꿀 순 없다...
“높은 놈, 배운 놈, 잘난 놈, 있는 놈! 모두 다 내 얘기를 들어봐라. 나도 말 좀 해야겠다. 이 높은 데 있을 때 큰소리 좀 쳐보자!” 1980년대 최고의 영화 <칠수와 만수>에서 빌딩 옥상에 오른 만수(안성기)가 이렇게 외친다. 구경하는 시민들, 공권력, 기자들은 이를 노..
안철수 대선 출마 기자회견문에서 SF소설 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언급한 이래 그의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단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라는 매력적인 인용구가 부지불식간에 일간신문의 정치면을 장식했다. 안철수는 깁슨의 이 비의적 잠언..
지난 주말 나는 고교시절의 수학여행 이후 처음으로 경주엘 갔었다. 그곳에서 열린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아침부터 땀을 뻘뻘 흘리며 KTX에 올라탔다. 그 열차는 결혼식에 참석하는 하객들로만 가득 찬 신기한 열차였다. 서울에서 올 하객들을 위해 통째로 빌..